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목록 다운로드’를 누르시면 발행순으로 수록된 글의 목록을 정리한 전자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슬랙’에서 만나 ― 프로덕트와 세계 짓기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제각기 할 일을 한 뒤, 솔직히 만족스럽지 않은 돈을 받고 흩어진다. 일하며 발생한 고통의 총량이 모두의 효능감을 초과하지 않도록 다양한 서류를 만들며 변수를 통제한다. 이 과정은 퍽 회사 같다. 그러나 나는 작가적 프로젝트의 프로덕션이 전술한 문장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채로 모두가 달릴 때 비로소 러너스 하이처럼 최선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프로덕션이 참여자 모두에게 일정량의 고통을 할당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이를 최소화하는 책임을 도맡는다. 담당자의 결정을 쉽게 번복하지도, 작가적 고민이라는 명목 하에 이전 스테이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최소한의 합의점을 만족하면 빛이 새어 나오는 방향으로 건너간다.

  • 2023 문화/과학 x SeMA 공동 포럼: AI는 생성하는가

    AI에 관한 미술계 안팎의 말의 자리를 기다리셨을 여러분께 드리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문화/과학』은 공동으로 AI를 마주한 지금의 지식과 예술을 진단하는 포럼을 엽니다. 포럼 1부는 AI에 관해 독창적 논점을 펼치는, 『문화/과학』 114호의 필자 여섯 분의 발표와 사회로 “AI 생성과 추출의 역학”을 가시화합니다. 2부는 미술관에서의 AI 담론 형성이라는 본 포럼의 맥락을 배경으로, 1부의 발표자들과 함께 큐레이터, 예술가가 결합해 “AI와 창작의 미래”에 관해 토론을 펼칩니다. AI 기술 발달의 속도만큼이나 AI 담론 또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윤리성 문제로 넘어가기에 앞서, AI에 관한 가장 첫 질문이었던 창작과 결부된 쟁점과 실천에 대한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요청됩니다. 무엇보다 상호 교차가 필요한, AI를 둘러싼 이번 담론장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 AI를 위한 새로운 이름 짓기

    연일 내 타임라인을 도배하는 AI 개발 이슈들 속에서 나를 사로잡는 것은 기술보다도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말)다. 누스코프 선언을 통해 ‘지능’이라는 말을 다시 보았고, 구글 람다의 지각 논란으로 ‘지각이 있는’이라는 표현을 곱씹게 되었으며, ChatGPT에 대한 노엄 촘스키의 발언을 통해 ‘표절’의 기준을 재고하게 되었다. 언급한 표현뿐만 아니라 인지, 이해, 창의성, 학습, 지식, 소통 등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어휘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AI로 열린 신조어 대잔치에서는 나는 이전과는 정반대의 역할을 맡은 기분이다. 컴퓨터 공학 전공자였던 나는 오늘도 화려하게 펼쳐지는 기술 발전 소식에 감탄하기는커녕, ‘누가, 왜 이런 표현을 쓰는가? 언어는 이 기술권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가? 언어의 힘으로 무장된 기술은 앞으로 얼마나 더 권력화될까?’와 같은 불편한 질문을 늘어놓는다.

  • Local-first Knowledge: 앎을 안에 두기

    세마 코랄의 여섯 번째 워크숍/강연은 김승범 작가가 세마 코랄 커미션 웹프로젝트로 선보인 〈Local-first Knowledge〉의 개념과 실천에 관한 공동의 이해를 형성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2022년 11월 23일 온라인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작가는 지식을 갖기 위한 도구를 단순하게 방법적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지식을 확장하고 재생성하는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나누고자 했습니다. 영감과 실행, 언어와 비언어적인 것을 교환하며 도구와 주체를 분리하지 않고 융합하는 지식 창작을 예시해 본 그날의 대화를 공유합니다. “세마 코랄 작업을 하면서 ‘로컬-퍼스트 소프트웨어’가 기술적인 용어가 아니라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게끔 노력했습니다.”

  • 〈작품작가작업 (piece-artist.work)〉 피드백

    2021년 11월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마 코랄 워크숍/강연 두 번째 시간은 김나희 작가의 작품 〈작품작가작업 piece-artist.work 〉(2021) (이하, 〈작품작가작업〉)에 관한 렉처 퍼포먼스로 펼쳐졌습니다. 세마 코랄 커미션 웹프로젝트인 〈작품작가작업〉을 제작하며 느낀 아쉬움을, 작품 발표 이후 시차를 두고 풀어내는 자리로 …

  • 가속화되는 기술의 쓰나미 속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감수성

    후니다 킴은 오늘날 예술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지, 예술은 기술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특히 창작 도구로서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넘어, ‘사유체로서 기술’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디어에 대한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표현, 관점, 감각 사이의 차이와 조화를 사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 다시 읽을 시간 〈세마 코랄 시계〉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웹프로그래머이자 디자이너, 편집자로도 활동하는 민구홍은 세마 코랄의 ‘지식’을 구성하는 여러 글의 제목과 문장을 재료로 시계를 떠올리게 하는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독자들은 세마 코랄의 여러 글을 잘 읽고 있을까? 새로운 시간이 불러일으키는 필연적 과실로, 과거의 글이 잊히고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지난 글들도 다시 ‘읽을 시간’을 찾을 수 있을까? 『세마 코랄』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세마 코랄 시계’를 선보인다. 『세마 코랄』의 ‘지식’에 담긴 결과물의 제목을 무작위로 출력하는 이 웹 애플리케이션은 1초마다 6도씩 각도를 바꾸며 『세마 코랄』의 숨은 ‘산호초들’을 다시 되짚는다. 제목이 1초에 6도씩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면 벌써 1분이 되었다는 뜻이다. 끌리는 시계 침-제목을 클릭해 보자. ‘다시 읽을 시간’이다.

  • 단수도 복수도 아닌 플랫폼: 비평가의 웹사이트

    자신의 글을 쓸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엮인 책, 전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편집해 온 이한범 미술비평가를, 그의 웹사이트를 제작한 민구홍 웹프로그래머와 함께 2022년 11월 1일 서울시립미술관 사무동의 회의실에서 인터뷰했습니다. 한 비평가의 웹사이트로 시작해 여러 의미로 생성된 텍스트의 장소를 같이 방문해 보세요. “비평가가 스스로 자료를 정리하고 목록화하는 행위가 ‘반(反)비평적’이라고 느꼈는데, 그건 아마도 장소를 점유하고 스스로를 가시화하는 일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비평은 유령처럼 계속 이동하고 사라지고 다시 등장하고 기능했다가 또 잊히고 하는 모습이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웹사이트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어떤 곤경을 마주했기 때문이었어요. 글쓰기의 곤경이었죠.”

  • 미술(관)이 쉬운 글과 쉬운 정보를 시도할 때

    쉬운 정보(Easy Read) 기획/편집자와의 인터뷰 서울시립미술관의 최근 두 전시, 《시적 소장품》(서소문본관, 2022.3.22.-5.8.)과 《그리드 아일랜드》(서소문본관, 2022.5.26.-8.15.)의 기획의도와 작품을 설명하는 글은 (발달장애인이 읽고 의견을 내는 과정을 거쳐) 좀 더 쉽고 분명한 글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발달장애인과 …

  • 온라인 디폴트 시대의 미술작품

    미술 작품 및 전시의 경험이 문학, 영화, 음악, 공연 등의 다른 장르처럼 매끄럽게 묘사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에 내재되어 있는 복합성 때문이다. 최근에는 작품이 가상 공간인 웹과 연동되면서 ‘온라인 디폴트’ 작품이 등장했다. 온라인 디폴트 작품은 오로지 가상 현실에서만 상호작용이 가능한 유형부터 물질 세계에 맞춰 재구성된 작품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들 모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흐린다. 이 모호해진 경계가 다시 작품과 전시의 복합성을 강화하고 완전히 복제 및 재현될 수 없는 성격을 유지시킨다.

  • 인공적 원본: 합성 텍스트와 번역적 가변성

    언어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은 손실 압축된 사본이 아니라 수많은 언어 데이터의 조각들로 구성된 언어적 모자이크다. 이 모자이크는 열등하지 않고 단지 다를 뿐이며, 언어 자체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언어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처럼, 우리의 세계 인식은 객관적인 현실의 손실 압축본이 아니라, 방대한 양의 감각 데이터로부터 구성된 “바이브”일지도 모른다. 언어와 생각을 조정하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인 끊임없는 번역의 과정에 동참하고, 언어를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는 “바이브”에 상응하는 새로운 형태로 빚어 나간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스스로의 생각의 번역자가 된다. 이는 우리의 소통방식을 재정의할 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실과 인공적인 실로 번갈아 짜인 더 풍부하고 복잡한 언어적 태피스트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 작품작가작업 (piece-artist.work)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미술작가 김나희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된 작품의 해제 텍스트를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서, 작가 성별에 따라 단어 사용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작품작가작업〉)(2021)을 제작했다. 〈작품작가작업 piece-artist.work 〉 웹사이트의 메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