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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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미지의 오래된 미래와 미세한 눈금들 : 온라인 이주 시대의 소장, 보존과 전시

    곽영빈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드러난 디지털 대상에 대한 사법적, 학술적 이해와 미술관의 디지털 작품에 대한 이해를 유비한다. 또한, 디지털 대상의 존재론적 함의를 재검토하는데, 이를 위해 포스트인터넷 시대에 실제 원본과 디지털 복사본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약화되면서 더 이상 허구적이지도 이차적이지 않은 디지털 대상의 존재론적 위상 변화를 함께 지적한다. 이와 함께 결과물이 아닌 결과에 이르는 과정도 중요해진 디지털화는 작품의 ‘생산’과 ‘소비’가 재정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나아가 베르그송, 하이데거, 육 후이의 논의를 거치며 디지털 대상이 ‘사물과 표상의 가운데’에 있음을 주장함으로써 디지털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 다변화하는 미술의 존재 양식

    팬데믹을 기점으로 미술의 존재 양식은 디지털 기반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제 디지털 기반의 미술은 ‘비물질적’이라고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새로운 관계를 생산해 내고 있다. 또한 과거에 배타적이었던 문화 향유가 오늘날로 와서 비배타적으로 바뀌게 되어 디지털 대상은 물질적인 사적 소유 개념과는 다른 형태의 사적 소유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실물 작품 구매와는 달리 NFT 작품 구매는 공동체가 기존 사물에 부여한 의미와 가치를 구매함으로써 해당 공동체에 속한 타인과 함께 그 가치와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연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양식의 미술이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

  • 씨앗 시간을 찾아서

    윤원화는 코니 정의 〈씨앗 시간(Seedtime)〉(2020)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시작해 총 여섯 장면(scene)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씨앗 시간〉은 씨앗이 가진 잠재적 시간을 표상하는데, 이를 본 필자는 잠들어 있는 희망에 대해 고찰하면서 아직 접하지 못한 작품을 상상해 본다. 거리상의 이유로 볼 수 없던 작품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게 되자 의식의 흐름은 점차 구체화된다. 이후 직접 현실에서 작품을 보자 ‘씨앗’에서 시작한 의식이 시간의 축적으로 진전한다. 예술과 지식에 있어서 씨앗은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결실을 맺는지 작가의 고민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 요청형 웹을 위한 브라우저, 코랄(CoRaL)과 마블(Marble)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디자이너 윤충근은 서울시립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 자료에서 나타나는 ‘질문들’에 초점을 맞춘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교육 프로그램의 공개된 또는 공개되지 않은 여러 자료 속에서 우리는 미술관이 여러 방법과 맥락에서 ‘질문하기’에 대한 노력을 멈추지 않음을 확인한다. 미술 교육 프로그램에서의 ‘좋은 질문’은 맞는 답을 끌어내기 위해 잘 설계된 질문이 아니라, 배움의 수용자가 기꺼이 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대하고 환대하는 질문에 가깝다. 그래서 이 질문들은 어떤 대답으로부터의 요청에 계속 열려 있어야 하고 새로 고쳐질 수 있는 대담함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 존재 양식으로서의 흩어짐 : 영상 작품의 비물질적 소장에 대하여

    이 글에서 나는 비물질적 무빙 이미지의 소장이라는 문제와 관련해 오늘날 미술관이 취할 수 있는 여러 가능한 대응책들 가운데 하나에 대해 논할 것이다. 미리 밝혀 두자면, 이 논의의 목적은 관리상의 실무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현재 어딘가에서 실제로 실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앞으로 고려해 봄 직한 다소 급진적인 제도적 대안 …

  • 지식을 공유하는 키트(KIT)로서의 웹사이트, ‘Local-first Knowledge’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자인 김승범은 지식을 공유하는 도구이면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키트(KIT)’로서의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사용자의 소유권과 행위성을 되찾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는 (상용화된) Local-first Software 중 하나인 옵시디언(Obsidian)을 사용해 순서가 정해지지 않은 ‘여러 경로’를 보여준다. 이 경로 어디에서 먼저 시작해 어디에 멈추든 웹페이지 책갈피를 축적해 사용자 ‘여러분의 발자국’을 만드는 기술은 워드 커닝햄(Ward Cunningham)의 Federated Wiki를 차용했다. ‘경험을 일으키는 키트(KIT)’로 작동하는 이 웹프로젝트는 세마 코랄이 제안한 ‘1년 유지’의 조건을 주체적으로 읽어낸 결과로 ‘사라질 것을 미리 선언’하여 우리 모두가 ‘Local-first Knowledge를 위한 실천’을 미루지 말고 지금 경험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