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목록 다운로드’를 누르시면 발행순으로 수록된 글의 목록을 정리한 전자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나의 기계 소유 역사기

    배인숙은 기계를 소유하며 사용해 온 자신의 역사를 들려주면서 기계의 역사를 되짚는다. 라디오, 카세트, 시디, 엠디, 엠피쓰리, 엘피, 컴퓨터,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의 전자기기와 신디사이저 같은 전자악기의 등장을 소개하고, 이러한 기계를 소유하게 된 경위 및 사용 경험을 생생하게 전한다. 기계를 통해 만난 취향과 곤경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다.

  • 들리는 미술관을 말하기

    세마 코랄의 일곱 번째 워크숍/강연은 작가 듀오 다이애나밴드(신원정, 이두호)가 세마 코랄 커미션 웹프로젝트로 리서치하고 제작한 〈미술관 믹스(Mix)〉를 다시 찬찬히 되짚어보는 순간으로 2022년 12월 7일 온라인으로 접속한 관객들과 함께 했습니다. 작가가 채집하고 기록하는 행위에 의해 미술관이 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 작업 〈미술관 믹스(Mix)〉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기록해 둡니다. “저희는 소리와 관계되고 소리로 연결될 수 있는 지점들, 예를 들면 사람, 사물, 환경 사이의 연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관계하고 태도를 취하고 질문하는지에 관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소리와 매체에 천착하고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직조하는 것입니다.”

  • 땅의 비트를 들어라

    〈지질학적 테크노〉는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정거장》의 일환으로 제작된 프로젝트다. 하지만 그 핵심이 되는 상상력은 프로젝트를 이끈 작가 안데스의 2017년 남미 여행 중 생겨난 오래된 궁금증에서 비롯되었다. 남아메리카 동부의 거대한 자연 장벽 안데스 산맥 지층의 단면에서 케이크의 절단면을 상상한 그는, 이 발견을 곧 제빵으로 산의 형성과정을 추적한 전시형 퍼포먼스 〈지질학적 베이커리〉(2019-2021)와 서울의 산을 방문하여 여러 지형을 관찰하고 탐험한 참여형 워크숍 〈빵산별 원정대〉(2020) 등으로 구체화한다.

  • 소리를 장소로 경험하기, 미술관 믹스(Mix)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사운드 &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다이애나밴드(신원정, 이두호)는 미술관이라는 소리 환경과 미술관에서의 듣기 경험을 나누는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관객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소리’를 늘 감상해왔다. 여기에서 벗어나, 다이애나밴드의 〈미술관 믹스(Mix)〉는 청취자/사용자에게 소리를 섞어 다른 소리환경과 소리경험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어떤 소리들이, 어떻게 구성될 때, 우리들의 몸의 기억은 그것이 ‘미술관’스럽다고 말하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동시에 각자 몸의 경험에 따라서 달라지는 낯설지만, 가장 진솔한 ‘미술관’스러운 소리 환경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열 손가락과 목소리를 조금씩 밀어내며

    언젠가부터 인간의 신체조건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음악적 환상들이 발견됐다. 주로 아카데미에서 수학하고 유럽 전통을 따르는 근현대 음악가들의 악보에서 나타난 징후로, 대체로 연습하면 해낼 수 있는 것과 신체 구조상 거의 불가능한 것의 경계면에 있었다. 이어지는 상상들. 소리는 당연히 귀에 들리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폭 안에서도 일정한 진동수를 가지고, 진동과 통증이 아닌 것으로 느끼게 되는 특정한 공기의 진동, 같은 정의를 만들어보기. 그리고 그 넓은 영역 안에서 음악이라는 개념은 얼마나 작고 얇은지 생각한다. 엄청나게 긴 시간 속에서 인간 신체가 변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몸 바깥에 있는 안경이나 이어폰, 보청기 같은 외부 장착물들이 점차 신체 더 깊은 곳으로 향하며 ‘보철’이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몸의 일부가 될 수도 있겠다.

  • 흩날리는 말, 소리의 삶

    아카이브의 식민성에 대한 고찰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많은 연구자들과 창작자들이 실증주의적 지식관을 극복하려고 시도하면서, 제국의 지식생산과 억압이 맞물리는 순간에 대해 더욱 예리하게 분석하고, 이러한 아카이브의 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그 당시 식민적 조건과 구조를 밝히고, 그 속에서 저항의 흔적 또한 읽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시도는 문자로 된 아카이브와 그것이 말하는 (혹은 숨기고 있는) 서사에 집중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도 음성으로 된 자료는 단순히 문자로 된 아카이브에서 밝혀낼 수 있는 서사를 증명하는 표본으로서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인가? 제국의 지식생산이든 비판적 아카이브 분석이든, 소리는 계속 문자와 문자가 만들어내는 서사에 종속되거나, 부차적 자료로 기능하는 것으로만 다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