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장소로 경험하기, 미술관 믹스(Mix)

다이애나밴드
다이애나밴드는 관계적 미학을 향한 디자인과 미디어 아트를 실험하는 신원정과 이두호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이다. 소리와 행위를 매개로 상호 작용하며 관객들의 참여와 관계 형성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이들은 인간의 언어 바깥의 소리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개별 소리 요소들을 감각적으로 구성한 관객 참여형 사운드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사운드 &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다이애나밴드(신원정, 이두호)는 미술관이라는 소리 환경과 미술관에서의 듣기 경험을 나누는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다이애나밴드가 소리 감각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은 섞는다는 뜻을 가진 믹스(Mix)이다.

우리는 ‘어떤 소리가 들려’라고 하며 소리를 어떤 것으로 구분하지만, 소리가 발생하는 상황은 이렇게 개별적이지 않다. 소리는 무차별적으로 총체적 상태로 우리 주변에 나타나고 지나가고 머무른다. 이렇게 섞여 있는 소리는 우리가 듣는 상태가 될 때 비로소 나누어진다. 다이애나밴드가 시도한 청취의 방식도 보통의 청취와 다르지 않다. 다이애나밴드는 미술관이라는 장소의 소리를 듣기 위해 소리들을 나누어 보았다. ‘전시실 1, 2, 3, 4, 지나가는, 앞마당, 셔터, 진동, 카페, 전시실 공기, 사다리, 계단, 로비, 슬라이드 문, 철수, 대형 엘리베이터, 시끌벅적, 도슨트를 기다리는 관객들, 작별 인사, 전시안내 딩동댕, 그리고 까마귀.’

믹싱(mixing)은 소리와 선율을 작품으로 제작하는 기법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음악가들, 선구적인 실험적 사운드 제작자들은 어떤 장소나 상황의 소리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또 반대로 그 어느 것도 아닌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 소리를 섞어 소리환경과 소리경험을 제작해 왔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소리’를 늘 감상해왔다. 여기에서 벗어나, 다이애나밴드의 〈미술관 믹스(Mix)〉는 청취자/사용자에게 소리를 섞어 다른 소리환경과 소리경험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다이애나밴드의 〈미술관 믹스(Mix)〉museum-mix.dianaband.in에서 각자의 소리환경과 소리경험을 믹싱하며 생각해보자. 미술관은 듣기에 좋은 공간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미술관의 소리 환경은 어떠할까? 요즘의 미술관에는 소리가 가득하다. 영상이나 설치 작품이 만드는 사운드, 관객들의 소곤거림과 뚜벅거림, 작품을 지키고 전시장을 관리하는 이들의 침묵. 그리고 또 무엇을 들리게 할 수 있을까?

—세마 코랄 기획/편집자 김진주

“어떤 소리들이, 어떻게 구성될 때, 우리들의 몸의 기억은 그것이 ‘미술관’스럽다고 말하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동시에 각자 몸의 경험에 따라서 달라지는 낯설지만, 가장 진솔한 ‘미술관’스러운 소리 환경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미술관 믹스 버튼 사용법
동그란 버튼을 탭/클릭하여 (위)네 가지 장소를 설정하거나 (아래)여러 소리를 재생할 수 있어요.
파란색 버튼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라는 표시입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노란색으로 바뀌고, 그 소리가 재생 중이라는 표시입니다.
다시 클릭하면 파란색으로 바뀌면서 소리가 들리기를 멈춥니다.
올리브색 버튼은 다이애나밴드가 네 가지 장소(앞마당, 로비, 전시실, 카페)와 연결지어 들어보길 추천하는 소리에요.”

“각자 마다 미술관에서의 소리 경험, 기억들이 다를텐데요. 〈미술관 믹스(Mix)〉 웹에서 소리경험에 대한 설문의 내용과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예술가들와 이야기 나눈 인터뷰를 읽어보실 수 있어요.”

“온라인 설문 응답 내용 보기
미술관 좋아하세요? | 김진주와의 인터뷰
수장고에서 리듬 | 박현과의 인터뷰
청취방식 | 오로민경과의 인터뷰
시각적인 소리풍경 | 김은설과의 인터뷰”

―다이애나밴드

*온라인으로 설문에 응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인터뷰이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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