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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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치(Oetzi)의 눈: 책들 사이에서 엿본 미래

    외치를 발견한 건 우연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미라가 의지를 가지고 세계에 자신을 드러내야 하겠다고 계획했다 한들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없다고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함이 있다. …세마 코랄에서 글을 위한 주제로 “간극에서 공유되는 미래”라는 말을 주셨는데, 나는 이 말 묶음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우선 ‘간극’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이렇다. 두 가지 사건, 두 가지 현상 사이의 틈. 그러므로 틈이나 간극을 말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최소 ‘두 가지’(혹은 그 이상) 사건이나 현상이다. 만약 이 두 가지(혹은 그 이상)가 서로 이질적인 것으로 닮거나 친하지도 않고, 심지어 같은 맥락에 놓이지도 않았다면, 궁극적으로 변증법적인 통합을 이루지 않은 채 계속 그대로 남아 있으려 한다면, 그건 어쩌면 내가 관심을 계속 두었던 일, 때로는 우연히 만난 상황들과 관련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흩날리는 말, 소리의 삶

    아카이브의 식민성에 대한 고찰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많은 연구자들과 창작자들이 실증주의적 지식관을 극복하려고 시도하면서, 제국의 지식생산과 억압이 맞물리는 순간에 대해 더욱 예리하게 분석하고, 이러한 아카이브의 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그 당시 식민적 조건과 구조를 밝히고, 그 속에서 저항의 흔적 또한 읽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시도는 문자로 된 아카이브와 그것이 말하는 (혹은 숨기고 있는) 서사에 집중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도 음성으로 된 자료는 단순히 문자로 된 아카이브에서 밝혀낼 수 있는 서사를 증명하는 표본으로서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인가? 제국의 지식생산이든 비판적 아카이브 분석이든, 소리는 계속 문자와 문자가 만들어내는 서사에 종속되거나, 부차적 자료로 기능하는 것으로만 다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