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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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체적’ 정서의 내장 만지기: 이미래의 《캐리어즈(Carriers)》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공포의 권력』에서 정식화한 개념인 비체(卑體 abject)는, 썩는 살과 내장, 오물과 토사물과 같이, 문화적 인간인 우리에게 일종의 ‘경고’처럼 즉각적인 혐오의 반응을 유발하는 것들을 말한다. 비체는 그저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과 죽음, 외부와 내부, 무엇보다 ‘나(주체)’와 ‘너(타자)’ 사이의 경계라는 구성물의 권위를 끈질기게 모욕한다.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결코 제거할 수 없기에 공포스러운 오물인 비체는 일종의 ‘즉자적 복수’로서 주체에게 언제나 유유히 되돌아온다.

  • 우연한 몸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삶의 형체와 질량이 한층 더 확장했고, 화면 속 육체가 없는 존재들의 묵직함과 정보의 범람에 의해 다양한 몸들의 윤곽이 얼버무려지고 있는 듯하다. 사용자는 ‘좋아요’와 같은 반응 기반의 상호 작용을 추적하는 통계로 몸을 입증하고, 기계가 생각하는 ‘인간미’가 없다면 몸은 인식되지 못할 수 있다. 매일매일 의식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물리적인 현실과 디지털 환경의 얽힘(entanglement)에 편재하는 굉장한 공허와 대혼란 사이에서 우리의 몸을 정의하고 입증하기 위해 바삐 활동하고 있다. 그 움직임이 중앙 집권화된 편협한 규범성에서의 쳇바퀴 달리기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예상된 패턴을 이탈하는 오류인 글리치(glitch)를 통해 출구전략을 세우고 또 다른 형체의 몸에 도달해 보려 한다.